<포스트캐피탈 아카이브 1989-2001>를 통해보는 예술, 혹은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단상 글 신보슬, designdb 바야흐로 이미지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다. 요즘의 서울에서는 더더욱 그렇다.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의 시각예술 이미지는 물론, 세계 디자인 수도를 맞이하여 도시 곳곳에는 온갖 ‘디자인’ 이미지들이 범람한다.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. 도대체 이 많은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은 무엇일까? 그저 아름다운 작품, 아니면 예쁘게 포장된 간판과 도로 가판대, 혹은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 공공미술은 그 아름답고 예쁜, 혹은 공공적인 존재 자체로 의미를 갖는가? 그저 색칠하고 새롭게 꾸미는 것이 예술과 디자인의 의미가 아니라면, 뭔가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? 이런 대답 없는 질문들이 막다른 골목에 부딪혔을 때, <포스트캐피탈 아카이브 Postcapital Archive 1989-2001>(이하 <포스트캐피탈>)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되었다. 그림 1. <포스트캐피탈> 프로젝트의 토탈미술관 전시 전경, photo by Hans D. Christ <포스트캐피탈> 프로젝트는 2006년 바르셀로나의 라 비레이나(La Virreina)라는 아트센터에서 처음 시작되었다. 이후 이 프로젝트가 세상을 향해 내던졌던 질문에 비하면, 그 시작은 지극히 사적인 만남에서 비롯되었다. 쿠바에서 퇴출(?)당해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큐레이터 이반 데 라 누아(Ivan de la Nuez)와 스페인 프랑코 독재시기에 태어나 작가로 살고 있는 다니엘 가르시아 앙두하르(Daniel Garcia Andujar)가 우연히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었고, 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태어난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.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하던 도중 어떤 나라, 어떤 정권 하에 태어난다는 것을 개인이 선택할 수 없지만, 그로 인해 […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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